감성 해커의 자전거 (1)

2023. 8. 24. 11:06카테고리 없음

남자와 여자가 손을 잡고 해커는 모니터에 입을 맞춘다.
안 된다, 안 돼, 손 떼. 강을 건너는 아버지는 스카프를 똑바로 고쳐주고,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셨다. 딸은 망설이고 머뭇거리다 나뭇가지를 잡고 아버지와 함께 언 강을 뚜벅뚜벅 걸었다. 그 자리에 굳은 채 서 있던 소년은 오래도록 부녀의 동행을 지켜보았다, 건네지 못한 핫팩을 무미건조해질 때까지 쥔 채로.

A man and a woman hold hands and a hacker kisses the monitor.
No, no, take your hands off. My father crossing the river fixed the scarf straight and told me not to look back. The daughter hesitates and hesitates I grabbed a branch and walked along the frozen river with my father. The boy, standing firm on the spot, watched the father and daughter's company for a long time, holding the hot pack he couldn't hand over until it became dull.

男と女が手を取り合ってハッカーはモニターに口づけする。
ダメ、ダメ、手を離して。 川を渡る父はスカーフをまっすぐ直して、後ろを振り向くなと言った。 娘はためらってためらう 木の枝をつかんで父と一緒に丘をこつと歩いた。 その場に固まったまま立っていた少年は長い間親子の同行を見守った、渡せなかったカイロを無味乾燥になるまで握ったまま。

서울시가 비적거리며 동이 틀 무렵, 한 방에서는 연기가 솟아올랐다.
문이 열리자 한 아이의 동태가 눈에 띄었고, 서둘러 나갈 채비를 하는 듯했다.
아침은 먹고 가야지
바빠요, 나중에.
아이는 서류 가방을 메고 체격보다 큰 사이즈의 양복 옷깃을 추스르며 서쪽 도로로 달렸다.
일찍부터 준비하면 좀 좋아.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는 애써 공들인 식탁 위 반찬들을 도로 냉장고에 집어넣다가, 털썩 의자에 앉았다. 그 옆으로 고개를 크게 내민 리트리버 한 마리가 허우적 허우적 머리를 흔들자, 여자는 털이 부스스하게 솟아오른 목 뒤를 쓰다듬었다.
너라도 있어 다행이야.

When the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was scrambling and dawn, smoke rose from one room.
When the door opened, a child's movements were noticed, and he seemed to be getting ready to go out in a hurry.
You have to eat breakfast
I'll be busy later.
The child carried a briefcase and ran to the west road, picking up the collar of a suit larger than his physique.
It's better to get ready early.
The woman, who appeared to be the mother of the child, put the side dishes on the elaborate table back into the refrigerator and sat down on a chair. When a retriever with his head extended to the side shook his head, the woman stroked the back of his shaggy neck.
I'm glad you're here.

ソウル市がうろついて夜が明ける頃、一つの部屋からは煙が立ち上った。
ドアが開くと、一人の子供の動態が目立ち、急いで出る準備をしているようだった。
朝ご飯は食べて行かないと
忙しいです、後で。
子供はブリーフケースを背負って、体格より大きいサイズの洋服の襟を整えながら西の道路を走った。
早くから準備するといいよ。
子供の母親に見える女性は、力を入れた食卓の上のおかずを冷蔵庫に入れ、どっかりと椅子に座った。 その横に首を大きく突き出したレトリバー一匹がバタバタと頭を振ると、女性は毛がボサに伸びた首の後ろを撫でた。
君でもいてよかった。

벽에 걸린 가족사진에는 한 남자의 얼굴 부분에 홈이 길게 파여 있었고, 그 주위로는 둥글게 깎인 종이 묶음으로 하반신을 가림으로써, 그 남자의 온갖 흔적을 지우려 한 흔적이 분명하게 남아 있었다.
여자는 욕실로 들어가 전신 거울을 지그시 들여다보고는, 자신의 볼과 이마를 신중히 꼬집고 도로 놓기를 반복했다. 그 뒤에서는 자신을 잊지 말라는 듯 끼이잉 소리를 내는 리트리버가 팔자 좋게 입구 앞을 지켰다.
그때 괘종시계가 요란하게 울리자, 여자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응, 오늘도 늦어? 알겠어, 응, 밥 잘 챙겨 먹고.
여자는 부리나케 휴대폰을 닫고, 욕실 앞 리트리버의 존재를 이제야 발견하고 손을 휘휘 저었다. 익숙한 놀이에도 싫지 않은 듯 리트리버는 좌로 우로 구르며 여자의 장단을 맞춰 주었다.
아참, 차를 빼줘야 하는데.
여자는 옆으로 비켜선 리트리버의 듬직한 옆모습을 눈에 오래 담은 뒤 현관에서 슬리퍼를 신고 문을 열었다. 현관 코앞에 있는 입주민 전용 공용 주차장 입구에는 꽤 낡은 ‘주차금지‘ 판넬이 떡하니 놓여 있었고, 여자는 판넬 옆으로 들어가 너르게 펼쳐진 텅빈 주차장 오른쪽 끝으로 걸어갔다.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형차를 발견한 여자는 시동을 걸고 차에 올랐다. 여자는 최근 이곳의 바로 옆에 생긴 신설 주차장 입구로 금세 차를 옮겼다. 입구를 통과해 주차할 공간을 찾던 여자는 도로로 통하는 바깥쪽 출구의 빈자리를 찾았지만, 무리 없이 진입하기에는 꽤 아슬아슬해 보였다.
뭐, 할 수 있겠지.
여자는 양옆으로 차가 놓인 그 공간으로 차 후미를 먼저 집어넣고 심호흡을 하며 후진을 넣었다. 잘 들어갔다고 생각해 그대로 차체를 거의 통과시켰음이 확실해 안심하려던 여자는 곧장 들리는 치이익 소리에 사이드미러를 확인하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어느새 여자의 차 뒷바퀴가 회전하다가 오른쪽 차량 뒷문에 그대로 부딪치면서 아까 그 불길한 소리가 나온 것을 뒤늦게 확인한 여자는 아... 아...라는 의미 없는 소리만 계속 중얼거렸다.
어쩌지... 차주는 금방 안 올 텐데...
여자는 1분간 고민하다가 결국 차에서 내려 오른쪽 차의 상태를 확인했다. 심하진 않지만 타이어 자국과의 충돌임은 분명해 보였다. 여자는 집에서 리트리버를 쓰다듬듯 충돌 자국을 부드럽게 만져보았지만, 그럴수록 어차피 부질없다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한 듯 보였다.
무슨 일이시죠? 아이쿠, 이런.
뒤에서 다가온 남자는 차주인 듯 허리를 굽혀 충돌 자국을 확인하고 여자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아, 차주 분이세요? 놀라셨죠, 저기, 죄송해요, 제가 주차를 하다가 그만...
여자는 황급하면서도 사회성을 다분히 보이려는 듯 단조롭지 않고 분명하게 말을 끊어서 전달했다.
아, 네. 그런 걸로 보이네요. 보험 처리를 먼저 해야겠네, 이거.
그럼요, 저, 보험사에 연락하시겠어요?
네,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이건 제 번호에요.
여자는 남자가 보험사로 전화를 거는 동안 기다렸다가, 휴대폰 화면으로 자신의 번호를 보여주었다.
저장했습니다.
네.
보험사 수속과 여자의 휴대폰 번호 저장이 끝나자 둘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만 감돌았고, 남자는 이런 환경에 익숙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그런데 경위가...
아, 네. 두 차 사이 공간이 보여서 주차는 무리 없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타이어가 차체에 부딪친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죄송해요.
그건 이제 괜찮습니다. 그보다, 집에서 나오신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여자는 휴대폰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얼굴이 조금씩 빨개졌고, 서둘러 옷매무새를 점검했는데, 특히 슬리퍼를 최대한 뒤로 감췄다.
어머, 집 앞이라 가볍게 나왔는데, 추한 몰골을 보였네요.
아닙니다, 뭔가 익숙한 장면 같아서...
네?
여자가 자세히 물어보려던 차에 남자는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보험원 차량이 주차장 입구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손을 가볍게 흔든 남자는 차량이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안내 역할을 맡았다. 차에서 내린 보험원이 차량의 상태를 파악하고 서류를 작성하는 동안, 여자는 남자의 얼굴을 조목조목 뜯어 보기 시작했다.
기분 탓인가, 어디서 본 얼굴...
여자는 마음의 소리를 내뱉어 버린 실언을 했다는 듯 황급히 입을 막았고, 남자는 쿡쿡 웃었다.
그런 말, 자주 듣습니다. 흔하게 생긴 외모라고...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괜찮습니다, 저도 그런 말을 하려 했으니까요.
정말요?
그때 이번에도 보험원이 둘 사이로 다가와 서류를 확인시켜 주는 바람에 대화는 지연되었고, 여자는 서류에 사인을 하며 흘깃 남자의 옷차림새에 시선을 분산했다.
패션은 흔치 않아...
여자는 그렇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중얼거리며 보험원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보험원의 차량이 떠나자 남자는 양해를 구하고 멀찍이 걸어가 모래가 제법 파묻혀 있는 공간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남자가 휴대폰을 보며 흡연에 열중할 동안 여자는 그런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며 아까 중단된 생각을 이어갔다.
어디서 봤지, 어디서...
남자가 다시 이쪽으로 서서히 걸어오자 여자는 기억이 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는 듯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역시, 직접 물어봐야겠어.
코앞으로 다가온 남자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자 여자는 바로 물었다.
저기, 혹시...
뒤를 돌아보지 마세요.
네?
그리고 그녀는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답니다.
그때 여자는 도착한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제가 보냈습니다.
남자의 말에 문자를 읽던 여자는 얼굴이 굳어졌고, 고개를 들어 남자의 모습을 다시 확인했다.
당신...
혹시 기억이, 다시 떠올려졌습니까?
그땐 어쩔 수, 없었어요.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문자 메시지 속 사진을 남자에게 들이댔다.
사진 속에는 꽁꽁 얼어붙은 강 위에 쓸쓸히 놓인 나뭇가지와 속이 다 터진 핫팩이 덩그라니 누워 있었다.
괜찮습니다, 저는 뒤만 돌아보았을 뿐이니까요.
미, 미안했어요.
여자는 남자의 말을 끊으려는 듯 다음 사진을 보여주었다.
등이 굽은 여자의 아버지가 누운 모습 뒤에는 황폐함이 번진 듯 투명한 유리창이 보였고, 사진을 확대하자 창에 비친 그림자는 길게 늘어져 있었다.
저와 다르게, 아버지는 당신을 기다렸어요.
그러자 남자는 그대로 정지한 듯 돌연 미소를 지우고 이렇게 물었다.
여태껏 얼마를 벌었습니까, 당신의 인생은?

천벌을 받을 텐데, 그는 중얼거렸다.
시계 초침이 재깍재깍 울리다가 멈췄다.
비가 내리다가 금세 이슬로 사라지고, 노트북을 켠 아이의 웃음이 파래진다.
형장으로 오세요, 감옥의 문이 열리고 차마 막을 수 없는 바람이 거세진다.
당신 안에서는 대체 어떤 변화가...
나는 두부를 담근다, 동시에 파스타를 조리하고 있을 그녀를 상상하며.

다양한 세계에 존재하는 파국 안 작은 틈새에 왜 저를 위치시키지 못했을까요?
방금 그건 술회인가요?
맞아요, 이번에는 건조한 대답이려나요?
아닙니다. 우선, 그 상상에는 요새가 숨어있다는 가능성은...
말을 마치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한 그 작가의 소용돌이에 오랫동안 발을 담근 건 잘못이 아니겠죠?
물론, 글 사이를 파고드는 유려함만 아니라면 결국 이야기의 본질로 돌아오게 되겠죠?
저는 정답을 정해 놓고 사는 사람이 아니란 건, 잘 아시겠죠?
맞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아시다시피, 그또한 구속의 다른 형태라면요.

머리를 감으며 어떤 음악을 틀어두었는지, 자세히 기억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슬픔이 아물려면 시간이 드는 법이지, 수도꼭지로 흐르는 눈물
결국 돌아오게 되는 즐겨찾기, 저장된 페이지, 둥그렇고 파란 정수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