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교(육사오 VS 불릿 트레인)

2022. 8. 24. 15:12제품리뷰/영화리뷰

3줄 요약
남자: 육사오 보러 갔다가 군바리 소리에 얼굴이 굳어진다.
여자: 군바리 찍어 올리는 캐릭터가 여자라 얼굴이 굳어진다.
중립 지킨 불릿 트레인승
 
(스포주의)
불릿 트레인보다 먼저 육사오 보러 가면 생기는 일: 

영화 초반, 로또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영화 중반, 한국영화의 종특인가? 기대를 반납한다영화 후반, 불릿 트레인이 생각난다.

출처: 고몽
 

시사회 평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이 많다.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많이 나올 수 있는 억지 신파를 빼서 좋았다는 평이 많은 편. 다만 높은 웃음 타율과 함께 잘 이끌어 가는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에 가서 힘이 확 빠져버린다는 단점이 지적된다.
<출처: 나무위키>
1) '마지막 15분을 위해 앞 부분 모든 내용을 미끼로 만들었다는 영화로 불린다.
2) 대개의 한국 영화스토리가 괜찮은데 반전이재미없다. 이 영화는 반대다. - 달시 파켓
헬로우 고스트후기 <출처: 나무위키>
한줄평: 헬로우 고스트의 완벽한 좌우대칭

 

대개의 한국 영화에 해당한다. 보초 근무 중 우연히 주운 로또가 북한으로 날아가 찾으러 간다는 스토리는 흥미롭지만, 딱 거기까지다. 헬로우 고스트를 정확히 뒤집은 듯, 이 영화는 첫 15분을 위해, 또 관객의 극장 진입을 위해 뒷부분 모든 내용을 미끼로 만들었다.
 
 극중 이야기가 진행되며 점차 남북한 인물이 교차하는 서사는, 3대 3으로 대치한 주인공 무리가 과연 로또 상금을 무사히 수령할 수 있을지 기대하게 한다. 이야기의 중반에 이르러 각기 남북한으로의 잠입을 실현할 때, 영화의 장르는 스파이 액션을 표방하려는 듯 시원하게 군복을 바꿔 입는다. 허나 감독은 그 좌충우돌의 조화를 어떻게 뻔하지 않게 이루어야 할지 헷갈린 듯하다. 마침내 각본은 '제멋대로 들어간 진흙탕'의 그 불길한 촉감을 스멀스멀 풍기고야 만다. 이때부터 (필자를 포함한) 관객들의 표정은 굳어지고 웃음 포인트보다는 부디 곡선이 아닌 직선의 결말을 내줄 것을 희망하게 된다.
 
  장르 변환의 마술사 봉준호 감독의 명작과 달리 육사오는 코미디에서 출발해 액션으로 가출했다가 철학으로 도착한다. 분명 킬링타임용으로 믿고 극장에 발을 내디뎠건만, 조명이 켜지고 급하게 넘어가는 엔딩 크레딧을 보며 관객은 멍하니 그리고 충분히 사색에 빠진다. "나는 이 영화를 왜 보러 왔을까? 남북한의 분단에 슬퍼해야 하나? 아니다. 허무라는 감정을 도외시한 그간의 삶을 돌아봐야 할까" 아마 '프랑스 장르 영화의 한국 버전'이라는 부제를 달았다면 주제에 더 충실했을 테다.
 
1) 로또를 수령하러 서울로 내려간 김만철 상병은 복권을 넣어둔 소중하고 애매한(?) 위치를 매양 확인하느라 민간인에게 숱한 오해를 받는다. 그렇다, 슬슬 이것이 웃음 포인트의 종말임을 알아차렸으리라. 결국 그의 행각은 지하철에서 인스타그램에 박제되며 '변태 군바리'로 널리 퍼진다. 여기서 든 의문, 육사오는 군대를 배경으로 남북한의 군인을 등장시키면서 정작 희화화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기간병사를 대체 무엇으로 생각하는 걸까? 젠더 갈등, 이념 갈등을 다룬 논란을 가져오는 기존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를 심각하게 '불편'해하는 리뷰는 아직 없는 듯하다. (82년생 김지영과 온도차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2) 나름(?) 악역 포스를 풍기며 등장한 북한의 고위 간부 김광철은 그나마 긴박함과 스릴의 불꽃을 간간이 유지하지만,  여주이자 북한 간부 리연희의 액션쇼(?)에(사실 이것도 역할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걸크러쉬를 터뜨리기 위해 넣은 설정인 듯하다;)얄짤없이 쓰러지며 영화는 멋쩍게 시시함이라는 분위기로 복귀한다. 그랬던 그가 상금을 분배할 때 다시 위협을 가하며 기승전결을 완성하나 싶더니만, 복선으로 배치한 어미 멧돼지와 만나 달나라로 날아가는 장면은 "이것은 영화 ET의 오마주인가, 어설픈 CG로 "웃어!"라고 외치는 목소리인가"를 분별하기 어렵게 한다.  
 
3) 훈훈한 결말은 예상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아예 영화는 '부조리'를 서브주제로 단단하게 밀고 가려는 듯한 의도를 보여준다. 자, 최종 보스는 날아갔고, 멧돼지가 상금을 가져갔으니... 이제 남은 건... 어라? 이때 김 상병은 몸을 뒤적인다.(그렇다, 또 그곳을 만지며 오해를 받고 이젠 웃음이 바싹 말라 가소롭다.) 사실은 군복 안에 숨겨 왔다... 원래 상금의 1 / 10 라고 한다. 그리고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주인공 무리는 그것을 분배하며 행복한 미소를 머금는다. 의문 하나 더, 진짜 상금이 숨어 있다는 설정이거나 차라리 다 빼앗겼다거나 하는 이야기로 마무리되어도 모자랄 판에, 굳이 애매한 금액의 상금을 챙겼다는 기획은 대체 돈이란 무엇인가를 한참 고민하게 하려는 의도인 걸까? 멜로 영화는 아니지만 나름 연애의 향기를 폴폴 퍼뜨린 리영희와 박천우 병장은 '그냥' 서로의 미래를 걱정해주고 끝난다. 나름 수미일관을 갖추기 위해 무전 방송으로 시작해 그것으로 종결하려 한 시도는 결국 모든 것은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불교 철학의 메세지를 꾸역꾸역 담아낸 걸까? 영화의 진짜 마지막에서 직원은 영화 초반처럼 로또를 권하고 그 종이가 멀리 날아간다. 인간사가 아닌 로또라는 물질에 관한 탐구를 하고 싶었나 보다.
 
현실은 압도적 전자의 승리
근거: 74 % VS 96%

 

 
마무리
국내영화의 대세라고 분석하기에는 본국에서 겪은 외국영화의 흥행참패 분위기가 스멀스멀 넘어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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