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고

2023. 8. 26. 10:32창작

맞아요, 비가 내릴 때면 항상 저는 외출 중이에요. 하지만 저는 우산을 사지 않아요. 그렇다고 누군가 우산을 씌워 주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내리는 비가 머리부터 외투의 깃을 따라 목과 등으로 내려올 때까지 그 느낌을 받아들입니다. 애써 세상에서 혼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에요, 이미 혼자지만 비가 내릴 때 유독 두드러지는 것뿐이죠.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다는 거짓말에 지친 건지, 이런 저는 변화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건지 알 수 없는 걸요, 뒤로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저를 철벽 방어해 골을 넣을 수조차 없어요, 인생에도 오프사이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반칙 한번 한 적 없는데 정직한 휘슬 소리가 삐익 하고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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